"그런 표정 짓지 마."
((날 왜... 가두는 거야?))
아카이는 대답 없이 나에게 움직이기 힘든 전통복을 입히기 시작했다.
인형이라도 된 기분이 들었다.
눈물이 솟구쳤다.
그에게 맞은 얼굴은 거짓말 처럼 나았지만 자꾸만 그와 마주 하면 몸이 굳었다.
내게 옷을 다 입히고 그는 널찍한 방 안에 놓인 전신거울 앞에 나를 세웠다.
"아름답군. 매화 같이 아름다워."
((돌아가고 싶어. 후루야가...))
그는 뒤에서 나를 끌어 안으며 내 입을 조심스럽게 막았다.
겁 먹은 내 표정이 거울에 고스란히 비쳤다.
뒤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그의 시선에 서린 한기도 거울은 그저 비추고 있었다.
남의 일 같은 거울 속 장면에 숨이 막혔다.
그는 천천히 손을 내리고 내 허리를 끌어 안았다.
"거울이 좋은 점이 뭔지 아나?"
((....))
"모든 걸 객관적으로 비춘다는 거지."
((...아카이...))
"지금 너는 겁에 먹은 표정인데. 웃어 볼래?"
억지로 입꼬리를 당기면 그가 다정하게 뺨에 입을 맞췄다.
"거짓된 감정도 거울은 속일 수 없지. 너 자신을 속일 수 없듯이."
자꾸만 말을 돌리는 그가 답답했다.
나를 왜 가둔 것일까. 도대체 왜...
"너 자신에게 물어 보도록 해. 거울을 앞에 두고 마주하게."
그는 내 체향을 들이쉬며 눈을 감았다.
거울에 비친 나는 공포에 차 있는 나일 뿐이었다.
$여긴 어디야? (0) | 2020.10.24 |
---|---|
$미쳤어 (0) | 2020.10.24 |
$미워 (0) | 2020.10.24 |
$편지 한 통을 받다 (0) | 2020.10.24 |
$안녕 (0) | 2020.10.24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