만약 이 쪽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구걸이라도 해서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.
하지만 며칠간 광합성을 핑계로 거리를 지켜 본 결과 이 곳은 거짓말 처럼 사람의 통행이 없었다.
창 밖을 멍하니 보고 있을 때 그는 날 건들지 않았다.
마치 내가 도망 갈 길은 전혀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.
철창 안의 새가 된 기분이었다.
이대로라면 나는 법도 잊는 게 아닐까?
나에게 커피가 든 잔을 건네며 그는 다정하게 웃어주었다.
"오늘은 유독 날씨가 좋지. 햇빛은 중요하니까 마음껏 즐기게."
잔을 받아들면 잔에 담긴 커피가 작게 요동쳤다.
분명 약의 부작용이라 생각했다.
또 다시 약이 날 망치고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했지만 커피를 마시면 마음이 놓였다.
그가 준 음식마저 경계하지 않은 내 탓이었을까?
나는 법도 잊었을 때 든 후회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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