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의 팔에 피가 날 정도로 깨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.
천천히 이빨에 힘을 빼면 그의 팔이 빠져 나갔다.
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는 그의 손길은 여전히 다정했다.
"....흡혈귀 같네요. 내 피 맛은 어땠어요?"
피로 얼룩진 내 입술에 그가 처음으로 입술을 겹쳐 왔다.
그의 입술도 붉게 물들어 우리둘은 기묘해 보였다.
"당신에게 정신을 못 차리는 게 정말 흡혈귀한테 물린 인간 같지 않나요?"
그는 내 목덜미에 천천히 입술을 묻어 왔다.
"당신에게도 줬으니 나에게도 줘요."
곧 안 가 그의 이빨이 내 살을 억지로 뚫어버렸다.
고통스러움에 그를 밀치려 해도 그는 떨어지지 않으려 나를 더욱 꽉 끌어 안았다.
얼굴이 화끈해지고 창백해졌다.
몇 분이 지나서야 떨어진 그도 나 처럼 입가를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.
"어떡하죠? 중독 될 것 같아요."
씩 웃은 그의 빨간 입가에 온 몸이 서늘해졌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