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무슨 수작이야?"
그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 안으면 그는 날카롭게 쏘아 붙이면서도 나를 쳐내지는 않았다.
그 미련함이 가여웠다.
"....무슨 생각인 거야. 나와 있는 걸 끔찍하게 싫어했잖아."
아무 대답 없이 손에 힘을 주면 그가 멍든 내 손목을 억지로 잡아 떼어냈다.
뒤를 돈 그와 시선이 마주했다.
아직도 날 너무 사랑한다는 듯 망가져 버린 그의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다.
붙잡힌 손목에서 힘이 빠지고 그는 힘차게 나를 마주 안았다.
"나는... 어디에도 가지 않아. 항상 네 곁에 있었어. 하지만 왜 넌 늘 그렇게 사라져 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던 거야? 날 두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아서 괴로워. 괴로워 견딜 수 없어. 가지마. 가지 않을 테니까 제발 가지마."
절절한 고백과 함께 감정을 이기지 못 하고 그의 손이 떨려왔다.